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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도로교통 패턴 #4

glasvase 2017. 12. 12. 06:52

앞의 과정을 통해 내려받은 링크별 휴일/평일 평균속도 숫자들을 QGIS로 뿌려 보았다. 그리고 앞서의 속도구간 설정을 좀 바꾸었다. 40-60km/h, 60- km/h 대신 40-80, 80- 으로 나누어, 구간의 양적 비례를 조정하고 도시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확실히 구분하였다. 6단계 이상으로 구분하는 길도 있었지만 가독성이 너무 떨어져 택하지 않았다.

QGIS에서 지도를 한 장씩 뽑아낸 다음 Photoshop의 Motion 기능을 이용 - 뽀샵질하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QGIS에도 Time Manager와 같이 지도 애니메이션 제작을 도와주는 플러그인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불안정하고 사용성이 떨어진다.

흥미로운 포인트들을 포착하기에는 속도가 좀 빠르고 복잡하지만, 아무튼 일단 전체적 흐름은 이 영상이 말해준다. (마침 유튜브의 재생속도 조절 기능은 유용하다)


2017년 10월 평일 / 휴일 시간별 평균속도


만들어 볼 만한 영상이었다. 당연한 결과지만 평일과 휴일의 패턴에는 분명한 차이가 나타난다. 평일에는 7시부터 도시가 잠에서 깨는 반면, 휴일 도시는 역시 10시까지도 덜 깨어 있는 인상이다. 반대로 홍대앞, 이태원처럼 휴일 새벽까지 잠들지 않는 몇몇 지역도 눈에 띈다. 동대문시장 쪽은 휴일보다 오히려 평일 0시 이후 더 붐빈다. 한편 교통지옥으로 유명한 영등포 타임스퀘어 주변과 잠실 롯데타운 주변은 역시 백화점 문 닫는 시간에 맞춰 정체가 풀린다. 서초구-강남구 지역은 평일과 휴일의 속도 차이가 큰 것도 흥미롭다.


이런 식으로 동 단위 내지 블록 단위 분석을 이어가 볼 참인데, 그 전에 짚어둘 점이 있다.

우선 다시 데이터 자체의 한계를 생각해야 한다. 평일/휴일 무관하게 24시간 내내 속도가 15km/h에 못 미치는 일부 링크가 있다. 쉽게 말해 튀는 값들이 있다. 도로망 특성이나 물리적 여건 때문에 실제로 늘 정체되는 도로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여러 모로 살펴보아도 그 정황을 알 수 없는 링크가 몇 있다. 해석하려는 처지에서는 어지간하면 내려받은 숫자에 복종하고 싶다. 하지만 가령 오전 5-6시 경인로 일부 구간 평균속도로 찍힌 1.9km/h라는 값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할 뿐더러 다른 값의 신뢰성을 다시금 의심케 한다. 


일부 링크의 속도는 이렇게 구멍 나고 의심스러운 데이터를 겹치고 겹쳐 나온 숫자다.


지리적 맥락의 문제도 있다. 시경계나 산지 부근과 같이 막다른길에 속하는 도로, 학교앞이나 전통시장 옆 좁은 도로는 실제 교통량과 무관하게 주행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자꾸 속도가 곧 교통량을 말해주는 것으로 해석하려는 본능을 경계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세부 분석은 지역의 성격과 시간대 특성을 잘 아는 지역으로 한정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시내 주행에 대한 운전자의 태도도 생각해볼 거리다. 도시에서는 모든 운전자가 뚫린 길이라고 무작정 빠르게 달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런 운전자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운전자들은 빈 도로에서도 60km/h를 넘기지 않지만, 택시와 AMG는 굳이 드래그 레이스를 펼치곤 한다. 왕복 4차선 이하 좁은 도로에서는 소통상황이 좋아도 40km/h 넘기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어떤 자동차는 굳이 전속력으로 달린다. 주장하려는 바는, 시내도로에서 40km/h 미만의 속도는 대체로 도로 소통상황에 의해 좌우되지만 속도가 빨라질수록 운전 스타일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아직 이에 대한 실증적 근거를 찾지는 않았지만. 앞서 범례 속도구간을 40-80km/h로 조정한 것에는 이런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 40km/h 이상의 속도구간은 세부적으로 나누는 것이 오히려 데이터의 의미를 과장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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